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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s/Peru.fin

내 영혼의 그림자는 아르마스에 남았다

도올핀 2008. 1. 27. 01:02



여행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수많은 장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특별한 장소가 있을것이다.

나는 그 장소가 바로 이 곳 꾸스꼬의 아르마스 광장이다.

새로운 세계로의 두려움과 흥분과 후회, 이런저런 복잡한 심정을 안고 24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꾸스꼬에서 비몽사몽한 나를 맞은것은 전혀 말이 통하지 않던 홈스테이 주인 아저씨와 새파랗게 빛나던 하늘, 택시 창밖으로 보이던 흙먼지 날리던 칙칙한 도시의 골목, 그리고 내가 3주간 지낼 그 도시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작은 집이었다.

주인 아저씨와 Av. El Sol을 따라 걸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묻고 싶은 것은 많은데 표현 할 방법이 없다. 벙어리의 심정이 이런걸까?
올라가다 작은 카페에 들어가 주스를 마셨다. 메뉴에서 내가 아는 건.. 망고, 바나나...... 망고가 나을 것 같다.

올라갈수록 많아지는 여행자들.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동화속에서나 나올법한 분수를 가진 작은 광장 Plaza de Armas... 아르마스 광장이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모든걸 잊을 수 있었다. 강렬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선물로 받았다.
아르마스 광장에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사람을 구경하고,
몇 시간씩 구름을 보다가 낮잠을 잤다.

외로울 때 이곳에서 항상 위로를 받았다.
그래서 처음 남미가 내게 안겨주었던 외로움이 즐거움으로 변한 후의 꾸스꼬 광장은 거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따사롭고 나른한 아르마스 광장이 있었다.
내 외로움과 슬픔을 함께 느끼던 가로등 불빛 가득한 아르마스 광장이 있었다.
살사의 열기로 뜨거운 주말 저녁의 아르마스 광장이 있었고,
내 마음을 씻어주었던 새벽의 아르마스 광장이 있었다.

가끔 아르마스 광장 사진을 보면 내 영혼 깊이 각인된 기억이 아지랑이가 되어 피어올라 몽롱한 꿈처럼 나를 아르마스의 한켠으로 몰아넣는다.

나는 이미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내 영혼의 그림자는 아르마스에 남았다.
언젠가 다시 돌아간다면 내 영혼은 잃어버린 그림자를 찾겠지.
그리고 나는 또 다른 아르마스를 느낄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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