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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s/Preparations

고산병(mountain sickness)

도올핀 2008. 4. 2. 17:18

세계에는 고지대에 위치한 많은 여행지가 있습니다.
뾰족뾰족한 등산 코스를 제외하더라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티벳, 북미의 록키산맥, 스위스의 산악지역, 남미의 안데스, 아프리카의 고지대들 등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고 하는 백두산보다도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한 여행지가 무지무지 많지요.

티벳의 주요 도시 고도를 보면
라싸 : 3650m
사천하 : 4300m
안둬 : 4800m

안데스의 주요 도시를 보면
꾸스꼬 : 3400m
보고타 : 2630m
라파스 : 3830m

익숙한 곳들과 비교를 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이 곳들의 특징은 여행을 하는 내내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반복하는게 아니고 모든 볼거리들이 대부분 저 위치에 있다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해발고도 0m가 사람이 사는 주거 고도지만 저 곳들은 백두산 보다도 높은 빨간선 위쪽, 즉 해발고도 3000m정도가 주거를 위한 기본 고도란 겁니다.

산을 오르는 것이야 하루 이틀 올라갔다 내려오면 끝이지만 이런 고지대에서는 기본적인 베이스가 하늘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고산병"이라는 희안한 병에 걸려 버립니다.

산멀미라고도 하는 고산병은 보통 해발고도 2500m 이상에서 나타납니다. 기압이 낮은 고지대는 산소의 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몸이(특히 적혈구가) 적응을 못해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고산병의 증세로는 두통, 무력감, 구토, 몸살, 청색증 등이 있습니다. 여행시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도를 차츰차츰 올려가는 법이 있습니다. 따라서 비행기로 한번에 높은 도시에 떨어졌을 경우 고산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급하게 고도를 높였을 경우 당일이나 다음날 정도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무리한 운동, 음주, 흡연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도착한 즉시 '멀쩡하네??' 라고 생각하고 강행군을 하셨다가는 그 날 밤에 삶과 죽음의 경계를 체험하고 여행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 것입니다.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한 다른 방법으로는 시판되는 몇가지 약이 있습니다만 완벽한 건 아니라고 합니다. 두통 등에 효과가 있는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도 증세를 완화시켜 주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 현지인들이 고산병을 이기기 위해 사용해 왔던 민간처방들이 있습니다. 남미에서는 고산병을 예방 할 수 있는 여러 풀이나 허브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코카인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코카'의 잎이 있는데, 끓여서 차로 마시거나 그냥 입에 넣고 씹는 것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가 있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고산병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고산병엔 완벽한 약이 없고 개인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딱히 이렇게 해야 한다 라는 것은 없습니다. 아예 고산병 증세를 겪지 않는 사람도 있고, 하루이틀 길게는 일주일이면 적응을 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절대로 적응이 안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건강하다고 해서 고산병을 피해 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체격도 좋고 운동도 잘하고 잔병치레 한 번 안한 사람도 고산병으로 며칠간 호텔에만 누워있다가 여행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입니다.
고산병이 심한 사람은 심지어 죽음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하므로 증상이 심하다면 산소호흡기를 이용하고 낮은 곳으로 빨리 내려가서 다시 적응 기간을 두고 도전하거나 여행을 포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처음 남미에 갔을 때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비행기를 타고 바로 3400m의 꾸스꼬로 날아갔습니다. 다행히 전 고산병 증세를 겪지 않았지만 처음 하루 이틀은 낮에는 멀쩡하다가도 밤만 되면 머리가 뻐근해서 타이레놀을 먹고 잔 경험이 있습니다(물론 꾸스꼬의 엄청난 매연때문일수도 있겠지요-_-;). 물론 그 뒤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요.
하지만 저 고도에서 3주를 지내고도 4000m가 넘는 티티카카나 꼴까캐년쪽을 가니 다시 산소가 부족해서 숨쉬기 답답하고 머리아픈 증상이 살짝 나타나더라고요. 저는 고산병 증세가 살짝 머리를 들때마다 민간처방인 허브잎을 이용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천천히 깊게 숨을 쉬는 것에 익숙해 지는 것으로 증세를 잠재웠지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디든 항상 바쁘고 급하게 다니는 바람에 고산병에 더 쉽게 걸릴 수 있습니다. 이런 여행지에서만이라도 차분하고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는 게 어떨까요. 한 번 3000m의 깨끗한 공기를 폐속 깊숙이까지 천천히 크게 들이마셔 보세요. 분주한 생각들이 싹 날아가며 머릿속이 확~ 맑아지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면 더욱 신선한 여행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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