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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s/Peru.fin

아만타니 섬(Isla Amantani)

도올핀 2007. 10. 16. 20:42

느려터진 통통배로 거의 3시간 이상을 달려 아만타니 섬에 도착했다.


가이드 말로는 도로도 없고, 차도 없고, 전기도 없다는 이곳. 하지만 도착해보니 가로등도 있고 전신주도 있다.
하지만 항상 켜지는 것이 아니고 중요한 날만 소형 발전기를 가동한다고 한다.

후지모리 대통령이 기증을 했다나 뭐라나.
그래서 이 작은 섬 만큼은 후리모리 대통령이 역사상 아주 좋은 대통령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어쨌든 아쉽게도 이 날은 그 중요한 날이 아니라고 한다 -_-;


선착장에 내리니 마을 주민들이 앞에 모여있다.
이곳에서 하루밤 잘 호스트 주인을 소개시켜주고 집으로 이동을 했다


허름하고 작지만 이쁜 집이다. 집 앞엔 나와 하루동안 룸메이트였던 스페인에서 온 파울로 (코엘료??)

가뜩이나 배가 늦게 도착해서 배는 고프고,, 하지만 가이드 말로는 호스트 가정에서 이미 점심을 다 준비해놓고 기다리는 중이라는 말에 기대를 했는데, 나와 파울로는 제일 늦게 집을 배정받고, 또 인원 초과로 예정에 없던 집을 뒤늦게 섭외받아서 가뜩이나 늦었는데 점심 준비는 전혀 안돼 있었다.

집에선 부랴부랴 뭘 만든다고 왔다갔다 하고, 가스가 없기 때문에 요리를 하기 위해 불을 피우고, 스페인어가 완벽해서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는 친절한 파울로는 주인 아주머니가 물 길으러 가는것을 도와주러 간 사이, 난 집 주변을 돌아봤다-_-



거의 1시간이나 넘게 걸려서야 식사가 완성됐다.
식사야 페루 온 이후 항상 하던 것 처럼 스프에 빵 감자, 밥, 등등... 어쨌든 배가고프니 맛있다..


밥을 먹고 방에 들어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사진으론 그럴싸한 내 침대~


전기가 없으니 밤에는 초를 켜놓고 산다.
낭만이 철철 넘친다.. 그래서 제발 파울로가 게이가 아니기를 빌었다 -_-;;


식사를 하고 정상을 오르기 위해 광장으로 모였다.
문 같은것이 광장 가는 길에 있었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이런 건 다른 곳에서도 가끔 볼 수 있다..


광장에 모이니 오늘은 플라자 앞 성당에서 무슨 행사가 있단다.
그래서 거기 가고 싶은 사람은 거기가고, 정상에 가고 싶은 사람은 정상으로 가잔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정상으로 올라갔다. 머물고 있던 집이 이미 3800m가 넘으니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마자 사람들 산소 부족으로 헥헥대기 시작하고... 덩치는 산만해서들 허약하기는...쯧;;


한참을 올라가니 허허벌판에 목적을 알 수 없는 작은 교회도 있고,


저녁이 되니 그림자가 길~어진다^^


드디어 두개의 정상이 보인다.
이쪽은 파차파파, 사각형의 신전.


다른쪽은 파차마마, 원형의 신전.


갈림길에서 보니 파차파파쪽은 관광객들이 득실거렸기 때문에 우리 그룹은 대부분 파차마마쪽으로 올라갔다.
신전의 여러 단계의 문을 지나서,


4000m가 넘는 정상에 도착했다. 저 아래로 호수가 보인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노을 구경을 하다가 어둑어둑 해지고 별이 뜨고 나서야 마을로 발걸음을 향했다.


어둠을 헤치고 플라자까지 찾아가니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마을 사람들 모여서 음악 연주하고 춤추고 신나게 논다;;
플래쉬를 사용해도 앞쪽에 조금 나오게 찍힐 만큼 어둡다

여기서 호스트 주인과 파울로를 만나기로 했는데 아무것도 안 보이니 찾을 방법이 없다.
그래서 그나마 한쪽 구석에 작은 전등을 하나 켜논 가게 옆에 한참을 서 있었더니 파울로가 날 찾았다.

함께 집에 돌아가서 불도 없는 어두컴컴한 방에서 초 하나 켜놓고 식사를 하고 난 후, 여행자들을 위한 작은 파티가 있는데 전통 의상(판쵸와 모자)을 입고 가야 한단다.


그리고 갔는데 이곳도 그냥 천장에 손전등 하나 달아놓고;; 간신히 사람 얼굴 알아볼 정도다.
그런데도 미친듯이 춤춘다. 오히려 여행자들보다 현지인들이 즐기는 것 같다.
이사람 저사람 손에 붙들려 빙빙 돌았더니 염통 터져버릴뻔 -_-;;
파울로와 내가 돈을 내서 맥주를 사고 마을 촌장님을 불렀다. 촌장님은 맥주를 따면 우선 파차마마에게 첫 거품을 바쳐야 한다나 뭐라나;;; 하는 설교를 잔뜩 늘어놓으셔서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것을 간신히 참고 한참을 들은 후에야 맥주를 마실수 있었다.. 이러니 좀 살것같다..

1시간 가량을 춤추고 놀다가 파티가 끝나고 다시 집으로 왔는데,
오늘길에 모자를 떨어뜨렸나보다;;; 집에오니 모자가 없다 ㅠ.ㅠ
그래서 추운 오밤중에 달빛을 의지해 온 길을 더듬더듬 찾아가서 겨우 찾아왔다;;


오염되지 않은 이 큰 호수 한가운데 3900m나 되는 곳에 있으니 하늘에 별이 수천개나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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