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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s/Peru.fin

꼴까 캐년(Canyon de Colca)

도올핀 2007. 10. 16. 21:07

이름이 우리가 듣기는 열라 웃긴 곳이라고 생각되는 이곳.
아레끼빠에서 혼자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아침 꼴까를 보기 위해 일행과 합류했다.
작은 벤츠 승합차에 12명 정도의 그룹이었는데, 대부분은 영국에서 오신 노년 부부들이었다. 그런데 이분들 어찌나 시끄러우신지;; 웃는것도 진짜 "으하하하" 이런식으로 웃으신다.

아레끼빠 주변의 3개의 화산에 대한 이야기, 그중 특히 아레끼빠의 상징인 미스티 화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캐년을 향해 출발했다(어제 본 미이라 소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아레끼빠에서 꼴까로 가는 도중 4800m 정도 되는 곳을 넘어가는 중인데, 이곳을 넘기위해 출발 직후부터 가이드가 사람들에게 고산병 약과 코카잎을 마구 먹였다.
난 페루의 시작부터 꾸스꼬에서 생활을 한데다가 처음부터 고산병증세도 없었고, 3주간 꾸스꼬에 살며 고도에 이미 적응을 마쳤다고 별로 신경쓰질 않았지만, 점점 올라올수록 산소가 부족한게 느껴질정도로 4000m와 5000m는 차이가 컸다.

이곳은 페루의 고원중에서도 완전히 고원이고 식물도 이끼종류를 빼면 거의 살지를 못한다


이렇게 높은 고원에 끝도 없이 길이 뻗어있다.
물론 제대로 된 길도 아니고 중간에 움푹움푹 파여있어서 버스기사님의 요리조리 운전이 필수다


해가 뜨니 얼음이 녹으면서 물이 흐른다. 이런 작은 물줄기가 강이 되고 티티카카 같은 거대한 호수가 되는 거겠지.


잠시 쉬어가려고 내렸는데 이 곳 역시 물건 파는 분들이 있다
도대체 어디서 오신건지.. 대단하다.


그리고 화장실 주변엔 무슨 의미라고 사방 천지에 돌 위에 돌을 저렇게 쌓아놨다.


대부분의 도로는 산을 이렇게 무자비하게 깎아서 만들었다.
옹벽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중간중간 흙이나 바위가 무너져서 길을 막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안데스의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저 멀리 치바이가 보인다~
이곳에서 하루를 자고 다음날 진짜 꼴까로 출발을 한단다

이곳 역시 물건 파는 인디헤나 아주머니가 있다.
여긴 어디든 버스가 서서 관광객들이 내릴만한 곳이면 물건을 펼쳐놓고 판다.
그리고 아기들이나 어린애들을 따로 맡길곳이 없기때문에 항상 데리고 다닌다.


한 5~6살이나 되었을라나. 귀여운 꼬마 여자애가 우리가 내리니 저~쪽에 있던 자기만한 아기 알파카를 끌고온다. 알파카는 오기 싫은지 버티고 있는데 억지로 끌고 온다.
그 모습이 재밋어서 찍었는데, 하루종일 태양빛 아래에서 까맣게 그을린 작은 얼굴을 보니 너무 안쓰럽다.

이 꼬마는 몇몇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아서는 엄마한테 갔다준다.
여기도 역시나;; 우리 어릴때 세배돈 받아서 부모님께 맡기는 거랑 똑같군 -_-;


치바이에 도착해서 한 무리는 다른 호텔에서 내리고, 나와 몇명은 이곳 언덕 위 호텔로 왔다.
작은 건물들의 지붕이 삐죽삐죽 솟아있어서 마치 스머프 마을을 연상시키고 내 방 창문을 열면 호텔과 치바이가 보인다. 이곳이 10일간의 여행중 방도 이쁘고 가족적이고 가장 친절했다고 기억된다.

여기서 잠시 있다가 오후 늦게 사람들과 주변에 있는 온천을 갔다.
노천 온천에서 뜨끈한 물에 피로를 풀고 호텔로 돌아와 식사를 한 후,

치바이 시내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와 폭죽소리에 호기심이 생겨서, 치바이 중심가로 나가봤는데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그냥 돌아와서 잠이나 자기로 했지.


다음날 일어나니 무지하게 춥다. 구석에 있던 털털거리는 작은 온풍기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
나가서 온도계를 보니 영하 3도;;; 더 높은곳에 있던 푸노나 아만타니 섬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날이 특히 추웠는지 이곳이 특히 추운 지역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는 진짜 꼴까와 콘돌을 보기위해 이동...
가는 도중 잠시 선 곳에 이곳 역시 전통의상을 입은 소녀가 자기만한 아기 알파카를 데리고 있다


그래서 나도 꾸스꼬에서 구입한 판쵸를 입고 안데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같이 찍었다.
헌데 저놈의 알파카는 카메라는 안보고 내 손만 본다;;;


그리고 콘돌을 보기위해 가는 도중 열심히 설명하는 가이드 "마리아 에우헤니아" 페루아나가 아닌 아레끼빠나임을 강조해대던 가이드였는데
나만 혼자온 여행자인데다가 어딜가나 튀는 아시아띠꼬-_-;
게다가 13명의 우리그룹에서 유일하게 나 혼자 마리아의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 할 수 있었다(딴 사람들은 하지 말라니깐 더욱 더 마리화나 어쩌고-_-) 그래서 여행중 많이 친해졌다.

페루에서만 공부했다고 하는데도 영어를 꽤 잘하고 아는것도 많았다.
투어중에도 계속 시간날때마다 책펴들고 공부하고,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 자기나라 걱정하는 몇 안되는 사람중 하나였다. 보통 페루사람들은 다들 떠나고 싶어한다. 그게 어디든 간에 말이지...



한참을 달려 콘돌의 계곡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콘돌을 보기위해 모여있다.

콘돌이 페루 정부로부터 월급을 받는것도 아닐텐데 왜 여기서만 나타나서 빙빙 돌까 생각했지만.
보통 콘돌이 이 곳 주변에 둥지를 튼단다. 그게 콘돌이 이곳에 특히 많이 나타나는 이유란다



드디어 콘돌이 한두마리씩 나타나고 사람들은 사진찍기에 정신없다.
이날은 운좋게도 많은 콘돌이 와서 멋진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꼴까 캐년이 시작되는 부분.
진짜 캐년의 깊은 부분을 보려면 더 들어가야되는데 이건 적어도 3~4일 투어가 필요하다고 한다. 트래킹도 필요하다고 하고..


난 시간이 없어서 이틀 투어로 여길 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발앞은 천길이 아니라 거의 만길 낭떠러지로 가장 깊은 곳은 그랜드캐년보다도 2배나 깊다고 한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깊은 골짜기라네.

이곳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경험해버렸다.
이젠 아레끼빠로 돌아와서 이젠 나스카로 갈 시간... 아레끼빠를 떠나는게 너무 아쉽다~

Adios arequi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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