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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s/Guatemala.fin

코판(Copan)

도올핀 2007. 10. 16. 22:53

Chiquimula에서 시원하게 하루를 자고 아침일찍 코판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 내로 쉘라까지 돌아가려면 일정이 바쁘다.
게다가 버스를 자주 바꿔타야 되기 때문에 중간에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지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국경으로 가는 버스 터미널을 가는데 시작부터 가이드북이 말썽이다
가이드북에 잘못 나왔나 싶어서 메인 터미널로 왔는데 여기엔 국경가는 버스가 없단다. 이럴 땐 물어보는게 최고... 국경 옆에 마을 이름이 뭐였더라... 기억이 안 나는데 그렇게 물어보면 사람들이 잘 모르고, Frontera(국경) 가고 싶다고 물어보면 알려 줄 것이다.


과테말라 버스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샛길로 요리조리 가면 나온단다..
갔더니 앞유리를 플레이보이 토끼로 장식-_-한 작은 콜렉티보 한대가 서 있다

타고 출발을 했는데 이것도 마을마다 사람있는 곳마다 모두 선다;;; 그리고 내가 알기론 요 버스가 국경까지 한번에 간다고 했는데 Jocotan까지만 가니까, 거기서 내려서 국경가는 버스를 갈아타라고 한다.


Jocotan까지 가서 국경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터미널에서 기다리고 있으란다.

한 20분 기다렸더니 터미널 직원이 버스가 왔다고 한다.
같은 코스라도 한 회사만 버스를 운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스도 그냥 터미널에 등록만 되어있고 실은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같은 목적지를 가는 버스도 두,세대가 함께 서 있을 수도 있다. 아무거나 타지말고 사람 많이 타고 있는 버스를 골라타는 것이 빨리 출발하는 방법이다.

나 탈때는 국경가는게 한대 밖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근데 이 운전사 아저씨가 손님 없다고 불평을 하더니 50미터쯤 가다가 10분만 더 기다리자며 터미널로 돌아간다 -_-;

아저씨가 워낙 무섭게 생겨서 뭐라고 할 수가 없다. 무시무시한 고리눈에 산적 두목도 울고 가게 생겼다.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째려 보시는 것 같아 안 찍었다;;;

게다가 막상 출발을 하니 그 고물차를 어찌나 빨리 모는지;;; Out-in-Out을 확실히 지키며 다음 포인트를 공략해가는데 레이서가 따로 없다 -_-;


모두들 손잡이를 잡더니, 기회만 나면 차 밖에 매달려서 동네 친구와 길가는 여성과 잠재적 승객들을 향해 휘파람을 불어대시는 그 침착하던 차장까지도 손잡이를 꽉 움켜쥔다;;
이 아저씨 조금만 더 좋은 차 주면 큰일내게 생겼다 (문은 안 닫은게 아니고 원래 없었다 ㅜ.ㅜ)

중간에 사람들 태우고 내리고 국경에 와가니 Copan에 가냐고 한다.
그렇다고 하니까 Q150주면 국경 넘어 코판까지 편하게 왔다갔다 해주겠단다.
내가 돈이 어딧냐.. Q150있었으면 이미 투어로 편하게 가고 있겠지.


그냥 국경까지만 가자고 하고 국경에 도착했다..
정말 허술한 국경 모습인데~ 우리나라는 국경 하면 휴전선과 철조망이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

온두라스를 넘어가는 방법은 두가지다.
한가지는 정식 이미그레이션을 통해서, 다른 한가지는 코판만 간다고 하면 2~3일동안 머물수 있는 임시 통행증 같은 것을 준다. 정식 이미그레이션을 통하면 수수료가 없을 수도 있다(확실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출국수속 밟고, 다시 온두라스에서 입국 어플리케이션 쓰고... 돌아올때 거꾸로 저 과정을 다시 밟는게 시간이 꽤 걸릴 것이기 때문에(게다가 100% 입국된다는 보장도 없다.. 물론 거절 당하는 일은 거의 없겠지만) 시간이 없는 나는 양쪽 합쳐 $4내고 통행증을 받았다


A4용지 적당히 잘라서 도장찍고 볼펜으로 찍찍 갈겨쓴 이 종이가 4달러~

그리고 벌떼처럼 달려드는 환전상들-_-;
환율을 몰랐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그들이 제시하는 환율 1:2는 엄청 비싼거다.. 아주 사기꾼들이다(반대로 께찰로 환전할때는 Q:L 1:2.7을 적용했다. 캐넘의 사기꾼들)
가장 가까운 마을인 Copan Ruinas까지 가는 비용 L20만 바꿔서 마을가서 ATM을 이용하거나 환전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온두라스 돈. 단위는 Lempiras

다시 온두라스 국경에서 콜렉티보 봉고차를 타고 30분쯤 달려서 Copan Ruinas에 도착했다.
작은 마을인데 분위기가 과테말라와 사뭇 다르다.

좀 더 열대 분위기에 특히 경비원들이 더 삼엄하다. 과테말라보다 강도들이 더 많은듯 하다.
나는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ATM 이용하러 은행 들어가는데 가방 검사를 했다.
온두라스랑 니카라과... 유명하다고 하니 덜덜덜;;;


코판 루이나스 중심부의 공원. 이쁜 공원에 주변을 둘러있는 기둥 안엔 마야 유물들이 들어있다

유적지는 마을에서 1km쯤 떨어져있다. 택시를 타도 되고 걸어가도 된다.
가는 길에 유적까지 보도가 있다.


도착해서 입장권을 구입하는데 폐허 보는게 L285에 동굴 들어가는 것이 따로 L285란다
난 그만큼 환전한 돈도 없고 달러도 없고, 특히나 역사와 동굴엔 더더욱 관심이 없어서 폐허 입장권만을 구입했다


들어갔는데 커다란 앵무새가 있다.. 금강잉꼬라고 하나??
어렸을 때 책에서나 보던 그 앵무새가 눈 앞에서 날아다닌다.
혹은 땅에 걸어다닌다-_-;; 닭도 아니고 안 어울리게 말이지;;


나무위에도 있고 들어가는 입구 주변에도 그리고 가이드 깃발에도 아주 잔뜩 있다



하지만, 들어가서 처음 느낀것은 아 왜이리 작냐;;
위에 피라미드 봐라;; 굴러도 안죽을만큼 높다.. 낮은건가??

여기서 다시 한번 느낀 실수... 티칼보다 코판을 먼저 봤어야 했다. 결국 거꾸로 돌았어야 했다. 코판->리빙스톤->리오둘쎄->티칼 이런식으로.
그럼 마지막에 티칼의 제단 위에서 환호를 질렀을 것 같다.


어쨋든 티칼과는 조금 다르다.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티칼엔 없는 조각상들이 많다


이곳 역시 가이드는 사람당 $20정도씩 받는다.
가이드가 필요가 없다는 것은 페루 여행때 일찍이 안 사실인데

그냥 같이 들으면 된다 -_-;

가이드는 항상 뭔가 앞에서 설명을 하기 때문에 내가 설명을 듣는지 유적을 보는지 모르고, 듣는다고 저리 가라고 하지도 않을뿐더러
"저 사람이 듣고 있으니 딴데가서 설명 합시다" 하고 쪽을 주고 가는일도 없다.
그리고 중요한 건 조금 커다란 그룹에선 질문 열심히 하는 사람 몇명 빼고는 가이드도 누가 그룹원인지 잘 모른다-_-; (물론 동양인은 한번에 알아볼 가능성이 90%는 넘지만;;)

이 방법을 추천하는 이유는 돈을 절약하는 것도 있지만 더욱 큰 목적은 듣고싶은 것만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별 관심없는 유적 설명이나, 쓸데없는 가이드 농담따먹기는 무시하고 듣고 싶은것만 듣고 빨리 빨리 이동할 수 있다.

또 한가지는 가이드를 선택 할 수 있다는 것.
솔직히 가이드와 같이 다녀보면 속터지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엄청난 스팽글리쉬로 인해 알아듣기 힘들거나, 설명을 너무 못하고 말은 많이 하는데 필요한 정보는 얼마 없는 가이드 때문에 시간 낭비하는 일이 많았다.

따라서 이 경우 들어보고 아니다 싶음 딴데로 옮기고 좋다 싶음 계속 붙어다니면 된다 -_-;
한가지 단점은 내가 궁금할 때 질문을 못한다는 것인데 나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 날 역시 너무 덥고 쨍쨍해서 유적 보기도 전에 지쳐버렸다.
"너무" 쨍쨍해서 사진도 잘 안나오고;; 그래서 노출을 계속 조절해 줘야했다.
그늘에서 잠시 쉬는중


드러누워 버리고 싶은 잔디밭.. 하지만 누웠다간 완전히 흑인이 되었을 것이다


복원 작업 중인 템플


웬지 친숙한 문양들이 많다.


템플 위에서 보이는 광장이다.


이렇게 아직 복원되지 못한 부분들도 많다.


Acropolis에서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 나무에서 막 떨어지는데 밟거나 하면 부서지면서 매캐한 냄새가 난다.
티칼에도 이게 잔뜩 있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 냄새가 내가 정글에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해준다~


다시 마을로 돌아가는 길


돌아가는 길 중간에도 Stela들이 있다


특히나 코판에서 느낀게, 나처럼 구석구석까지 직접 찾아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코판까지 여러번의 버스를 갈아타는 동안 여행자는 전혀 보질 못했다.

하지만 막상 유적 가니깐 사람들이 어디서 그리 많이 왔는지 앞엔 투어버스 잔뜩 서 있고...

페루에선 나도 항상 1st 클래스 버스타고 이동하고 항상 투어버스타고 가이드랑 다니고 투어에서 예약해준 호텔에 버스시간에, 가이드가 다 도와줘서 못 느꼈는데, 내가 직접 해보니깐 이렇게 여행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처음엔 나도 힘들고 어떻게 해야 될지 막막했지만, 막상 첫 발을 떼면 그 후엔 다음 목적지만 보고 나아가면 된다.
이걸 즐길 수 있다면 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여행하면 훨씬 자유로워 질 수 있고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것보다는 좀 더 편하게 여행하기를 원한다면 도시간 이동이나 호텔은 직접 해결하고, 현지 여행사에 찾아가서 그 지역의 투어상품만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듯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배낭 여행자가 이런 방법을 이용해서 자잘한 코스까지 신경쓰지 않고도 아주 큰 자유를 누리며 여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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