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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s/Guatemala.fin

산 페드로(San Pedro)

도올핀 2007. 10. 22. 20:24

드디어 아티틀란 호수에서 가장 유명한 마을, 주머니 가벼운 히피들이 밤마다 마리화나 파티를 연다는 이곳,
물가 싸기로 유명한 산 페드로 마을에 도착했다.


선착장엔 다시 파나하첼로 돌아가려는 여행객들로 가득했다


난 마을을 둘러보고 호텔도 알아보려고 마을로 가는 길로 들어서자마자 어딜가나 이놈의 삐끼들 어디서 배웠는지 어설픈 일본어를 하며 접근한다. 그래봤자 곤니찌와 아니면 도모다찌;;;

Q20에 호텔이 죽인다는 아저씨.
말 타고 가면 편하지 않겠느냐는 아저씨.
여기선 무엇보다 먼저 산을 올라야 된다는 아저씨 -_-;
다 떼어 버리고 가는데...

이도 저도 아니고 괜히 다가와서는 아는 척 하는 아저씨(내 생각에 제일 위험한 부류다)
마을을 설명해 주는 척 하더니 슬슬 친근한 분위기 조성됐다 싶으니, 이상한 골목으로 가잔다. 자기가 아는 좋은 호텔이 거기 있다나 뭐라나(하지만 이런 건 절대 따라가지 않도록 한다)
난 다른 길로 간다니까 그 쪽엔 뭐 호텔도 없고 아무것도 없나나??(물론 거짓말이었다)
나 혼자 갈 수 있으니까 그냥 좀 냅두라고 했더니 결국 본색을 드러낸다. 담배 안 피우냐고 물어보네(물론 마리화나를 말하는 거다)...  안 핀다고 떼버렸다;;



그 뒤는 혼자 편하게 마을을 둘러봤다.
굉장히 작은 마을이어서 금방 한바퀴 돌아버렸다


그리고는 산티아고 아티틀란으로 가는 다음날 배편을 물어보기 위해 반대편에 있는 다른 선착장으로 갔다.
새벽 3시에 있고 6시부터는 시간단위로 있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오는데 보니 앞에 호텔들이 많다.
선착장쪽 보다는 이쪽이 전망이 좋겠다 싶어서 한군데 들어갔는데 이상한 1층 독방을 주네.. 맘에 안들어서 다시 나와서 다른 곳 주변에 갔더니 아주머니가 방을 보여준다고 하신다. 2군데나 봤는데 다 1층 아니면 앞이 다른 건물로 막혀있는 방.

결국 바로 옆에 있는 호텔 2층에 테라스에 호수가 정면으로 보이는 방을 얻었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해먹이 없다는 것. 그리고 밤에 알아버린 그것 ㅠ.ㅠ


옆방과 공유하는 발코니와;;;


내 방 발코니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호수. 아 멋지다~


방을 얻고 다시 호수를 보기 위해 선착장으로 갔다.
날씨는 흐리지만 꾸물꾸물한것도 나름대로 멋지다고 생각하며 호수를 한참을 보고 있는데

나처럼 혼자 호수를 보러 온 이스라엘 출신의 이름은 어려워서 잊어버린;;
여행자와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얘랑 이야기 하며 이런 이스라엘 사람도 있구나 하고 어딜가도 욕먹는다는-_- 이스라엘 사람들에 대해 다시 평가를 하게 되었다.


꾸물꾸물한 날씨와 꾸물꾸물한 내 얼굴;;;


구름이 화산 봉우리를 감싸듯 스치며 지나간다~


구름과 호수와 화산의 조화.


날씨가 어둑어둑 해진 후에나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다시 마을 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보니 전혀 딴판이다. 관광객들과 호텔로 가득한 이 동네에서조차 다 무너져 가는 집에 나무로 불을 피워서 식사를 만드는 장면이 쉽게 눈에 띈다.


피자를 사들고 호텔로 돌아와서는 테라스에서 호수 감상하며 배를 채웠다.
하지만 생각보다 밤의 호수는 별로였다. 맑은 하늘에 보름달이 떠 있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지만
실은 불빛 몇개 빼곤 아무것도 안 보였다

그리고는 다음날 계획을 위해 가이드북을 좀 뒤지다가 피곤해서 빨리 자려고 누웠다. 그리고는 밤새 그놈들의-_- 습격을 받았다. 그놈들의 정체는, 벼룩이었는지 이였는지 빈대였는지, 아님 베드버그였지 잘 모르겠다;; 눈에 보이진 않았지만 어쨌든 무지하게 많았다;;; 불만 끄면 어흨 ㅠ.ㅠ

이것들을 잡아보려고 침대를 들추고, 한 곳만 뚤어지게 보기도 하고,
이러기를 몇 시간째 새벽 4시나 되어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나마 추운쪽 창가에 있는 침대에 이불을 싹 걷어내고, 불을 켠 채로 누우니 그나마 낫다. 하지만 결국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1시간이나 잤을까...
너무 피곤하다.

이게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더운곳과 추운곳을, 0m부터 2500m 사이의 고도를 왔다갔다하니 몸에 피로가 쌓여버려서 금새 지쳐버리는 것 같다.

한데 지도를 보고 생각한 것과는 달리 가이드북엔, 산티아고 아티틀란에선 몬테리코 쪽으로 가는 버스가 없는 것 같다. San Lucas Toliman으로 가는 버스도 하루에 몇 편 없고, 저걸 타고 가서도 다시 11번 도로와 만나는 지점까지 1km정도를 걸어가서 Cocales행 버스 를 타야 한단다.
물론 저 버스도 자주 오는 버스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하면 중간에서 꼼짝없이 몇시간 허비하겠구나 생각에 다시 파나하첼로 돌아가서 Cocales행 버스를 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대충 씻고 다시 란챠를 타고 파나하첼로 돌아왔다. 구름이 많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나오니 어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하지만 난 감상할 시간이 없었다.
7시 30분에 Cocales행 버스가 있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보트에서 내리자마자 달리듯 걸어서 터미널로 갔다.



페드로 역시 스패니쉬 학원이 엄청나게 많았다. 딱 보기에도 허접한 학원도 많았지만 이곳도 공부하기는 좋은 것 같다. 우선 학원비나 집값이 싸고(벌레만 없다면;;) 마을이 작아서 그런지 쉘라와는 분위기가 많이 틀리다.
거의 100% 인디오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쉘라보다 훨씬 호의적이었다.

내 의견으론 아이스크림 하나로 동네 꼬마들 몰고 다닐 수 있는 분위기였다^^
겨우 한두시간 마을을 돌아봤음에도 불구하고 날 보고 치노치노 하는 꼬마애 두명에게 세계지리 공부도 시켜주고;; 내 호텔 옆에 모여서 놀던 여자애들에게도 꼬레아도 가르쳐주고-_-a

스페인어 공부하기는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
게다가 내 주관적 의견으론 여기 여자들이 쉘라보다 훨씬 예쁘다ㅋㅋ

단 사람들이 지네끼리는 뭔가 알수없는 언어를(아마도 마야의 언어인 끼체) 많이 써서;;
이게 단점이라면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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