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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s/Guatemala.fin

몬테리코(Monterrico) 가는 길

도올핀 2007. 10. 22. 21:04

이제 험난한 몬테리코 가는 길.
처음에 계획을 세웠을 때는 '문제 없이 끝까지 갈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었을 만치 작은 마을을 거쳐거쳐 가는 길이었지만 아티틀란을 거치면서 좀 수월해졌다고나 할까?

아침 일찍 산 페드로를 출발해서 파나하첼에 도착. 7시 30분에 버스가 있을것으로 예상하고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달리듯 걸어서 겨우 7시 20분 조금 넘어서 터미널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있던 파나하첼에선 많이 볼 수 있는 해먹 가게인데 나도 해먹하나 사고 싶었지만 어디 걸 데도 없고 해서 더 생각해 보기로 했다.


터미널 옆엔 항상 오렌지 주스와 간단한 아침식사 파는 노점들이 있다.

그리고 이곳 사람들은 인디오 비율이 높아서 전통의상을 꽤 많이 입는다(까만 치마)
산 페드로에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작은 호수 하나 건너인데도 옷이 많이 다르다(산 페드로에선 하늘색이 많았다. 디자인도 약간 다르고)

페루에서의 잉카쪽 의상과 비교해 볼때, 잉카쪽이 옷이 더 화려하지만 실제 입은 것은 이쪽 마야쪽 옷이 더 이쁘다. 페루는 날씨가 추워서 막 껴입는 반면 이쪽은 좀 더 추운 쉘라나 몇몇 지역 빼면, 1600m에 있는 산 페드로만 해도 상당히 따뜻해서 옷이 굉장히 하늘거린다. 그래서 입었을 경우 훨씬 예뻐보인다.

물론 치마 입은 아저씨는 제외다-_-a  흘러내릴듯한 치마로 섹시함을 강조하신
저런 아저씨를 인디헤나 마을에선 가끔 볼수 있다 What the f**k;;;

어쨌든 7시 30분이 한참 지나도 버스가 안와서 터미널 앞의 여행사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8시 반정도에 있단다. 어디 가기도 뭐한 시간이고 해서 기다리기로 했는데 8시 반이 되어도 9시가 되어도 안온다.

그래서 옆에 신문보던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10시에 있단다. 우씨..
아침밥도 못먹고 기다리고 있는데 시간은 자꾸 늦어지고 이거 오늘 안에 몬테리코까지 갈 수는 있을지 걱정이된다. 여행사에선 10시 반에 안티구아로 가는 셔틀이 있다고 하는데 이걸 타고 안티구아로 가서 안티구아를 보고 몬테리코는 다음 주에 가야되나 어째야 되나 열심히 머리 굴리던 중...

9시 30쯤, 옆에 신문 보던 아저씨가 멀리 오는 버스를 가리키며 저게 Cocales행 버스란다.
여기서 다시 고민고민...
저걸 타고 가다 몬테리코 가던 도중에 발이 묶여버리지는 않을까 해서다.
안티구아를 가냐, 이 버스를 타냐... 하다가 결국 올라타 버렸다


꼬깔레스 가던 도중 길에서 보이는 아티틀란 호수... 와~~


그리고 바로 옆에 떠 있는 구름들.. 와~~

그런데 이 버스가 가던 도중 San Lucas Toliman쪽으로 가더니 결국 마을까지 들어가서 한 바퀴 돌고 나왔다.

괜히 파나하첼까지 다시 나왔다. 산티아고 아티틀란으로 가서 아침에 구경하고, San Lucas Toliman으로 가서 버스 탔어도 되는것을 이놈의 론X 플XX 엉터리 가이드북 때문에 제대로 되는 게 없다.

하지만 마을 들어가는 입구 부근에 다다를때쯤 해가 쨍쨍하고 날씨가 따뜻하니 두 처자가 건물 옥상에서(그래봐야 3층) 전신 누드 뒷모습으로 다라이-_- 속에서 물에 젖은 생머리 한번 튀겨주신다.
순간 버스 내릴 뻔 했다;;;
이 순간 독자를 배려하는 론X 플XX의 선견지명;;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역시 사람은 항상 감사하며 살면 더 좋은 일이 있다는 것 -_-a


어쨌든 Cocales에 내리니 갑자기 더워진다.
반바지로 안 갈아입고 온 게 후회된다. 길 한 가운데서 갈아 입을 수도 없고

다음 행선지를 물어보니 길 건너서 타면 된단다.
잠시 기다리니 Santa Lucia, Escuintla행 버스가 왔다. 이걸 다시 타고 Escuintla 에서 내렸다.


Escuintla에서 어찌해야 되나 가이드북을 보니, 버스는 아마 마을 북쪽에 내려줄텐데 버스 정류장은 남쪽에 있어서 거기까지 걸어서 정류장까지 가야 된단다.
어찌할까 하다가 전부터 가이드북 믿고 개피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젠 두번 속지 않겠다 다짐하고, 옆에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럴 필요 없다고 한다. 길 건너서 있으면 Puerto San Jose로 가는 버스가 온단다.

길 건너서 기다리니 진짜 버스가 온다.
그리고는 그 버스가 정류장까지 알아서 간다.
여행하면서 느낀게 가이드북은 단지 참고하는 정도로 끝내야 된다. 직접 물어물어보면 더 좋은 길이 나온다~ 오히려 길과 목적지의 이름만 나온 지도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더 유용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Escuintla 정류장에서 잠시 대기를 하고.
이곳은 작은 허브같은 곳이라 버스도 많고, 이곳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리고 다시 많은 사람들이 탓다

내 옆엔 18살쯤 되어 보이는 이쁜누나와 초딩쯤 보이는 남동생이 앉았다.
그런데 이 아가씨는 왜 휴대폰을 가슴 사이에 보관하는 것이냐 -_-;
신경쓰이게 줄창 꺼냈다 뺐다...
그 놈의 남동생만 없었어도 핸드폰의 전자파가 염통에 미치는 영향을 좀 설명해주고, 처리해 줬을텐데 쩝;;


그리고는 다시 달리고 달려서 점점 산을 내려갈수록 열대 사바나 분위기가 난다

헌데 이 차장 아저씨 분명 나 탈땐 Iztapa행 버스라고 했으면서, 갈림길에서 Iztapa 표지판과는 반대편으로 간다.
그리고는 허허벌판 길 한복판에 날 내려주며 하는 말이 여기서 Hawai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단다.

하지만 가이드북을 참고해 짰던 루트는 Escuintla -> Iztapa -> Pueblo Viejo(배로) -> Monterrico 였다.

도대체 하와이는 어디여;;; 물어보니 여기 사람들은 몬테리코를 하와이라고 한단다
뭐 어쩌겠는가,, "난 죽어도 여기서 못내려" 해봤자 결국 엉뚱한데로 갈텐데-_-;


책임감은 안드로메다에 팔아먹고 요딴데다 내려준 뒤 저기 떠나고 있는 빨간 버스;;; 그래도 옆에 사람들이 몇 명 더 있으니 든든하네 ㅋㅋ

그리고 좀 기다리는데 콜렉티보가 오더니 Monterrico가는거면 타라고 한다.
Iztapa가는 버스란다. 몬테리코 직접 가는건 없다고 주장한다.
이러니 난 다시 헷깔리기 시작하고, 분명히 여기서 몬테리코 바로가는 버스 있다고 해서 여기다 내려준건데...
어쩔까 하는데 고맙게도 옆에 빠께스 뒤집어놓고 앉아 계시던 아저씨가 끼어들어준다. 몬테리코 직접 가는게 있단다. 자기도 그 버스 타니까 자기랑 같이타면 된다고 한다.

어휴,, 이놈의 콜렉티보 차장이 나 태우려고 거짓말까지 했군;;
Iztapa까지 가도 안되는건 아니나 가는 길이 더 힘들어 지겠지.


그리고 조금 기다리니 버스가 왔다. 창 유리에 보이는가?? Monterrico Hawai



이걸 타니, Iztapa를 지나.., 가이드북 상엔 배타고 건너야 된다고 써 있던 Iztapa와 Pueblo Viejo사이의 강도, 버스를 통째로 배로 날라서 건너고.. 알아서 다 해준다..ㅎㅎ


강을 건너기 위해 기다리는 자동차들과 개념 밥말아 드신 붉은색 정당 지지자들,
내가 보기엔 적이 민심 교란 목적으로 보낸 스파이 알바분들인 것 같다.
(내가 과테말라 있을 때 한참 선거 막바지라 어딜가나 시끄러웠다)


바로 옆에 다리가 건설중이다. 조만간 저 다리를 통해 건널 수 있을 것 같다

강을 건너니 Pueblo Viejo다. 이곳을 지나서 달리고 달려..서 금방 몬테리코에 도착해야 하는데
아주 이곳 사람들 버스가 자기 콜택시라도 되는 마냥 50m가다 한명씩 내리고,
또 한명 한명 정확히 자기 집 앞에 맞춰 내린다 -_-;

내리기만 하면 다행인데 또 타는것도 자기 집 앞에서 탄다;;
내리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린다. 사람 내려야지 버스 위에 짐 내려야지~

적당히 큰 마을에 다들 내려주면 거기서부터는 걸어가든 택시를 타든 알아서 집까지 가야지 이게 무슨 개인 전세 버스도 아니고-_-; 타고 내리고 타고 내리고. 이게 반복되니 슬슬 짜증이 난다..

게다가 어제 벌레에게 물린곳들은 너무 가려워서 피날때까지 긁게된다.
빨리 소금물에 소독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루종일 버스를 타니 머리도 띵하고 가만히 있어도 몸이 흔들흔들하는 것 같다.
어쨌든 예상보다 상당한 시간이 걸려 몬테리코에 도착


요런 작은 해변 마을에 스페인어 학원도 있고


드디어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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