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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s/Guatemala.fin

다시 라틴 아메리카로~

도올핀 2007. 10. 16. 21:34

페루에서 돌아온지 2주도 안되서 다시 남미로 돌아가기로 결심을 했다.
그 뒤엔 두번 생각할 것도 없었다. 그 즉시 내 손엔 다시 열흘 후에 출발하는 과테말라행 비행기표 영수증이 들려있었다.

단지 결정을 하기 전에 고민해야 했던 것은, 두 달이라면 남미를 돌기에 충분한 시간이기는 하다.
하지만 내 여행 스타일은 "빨리빨리 움직여서 많이보고 감상하는"이런 것보단,
"생활하며 사람을 만나고 그 나라와 문화를 느끼고 싶다" 라는 게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다. 결국 한곳에서 오래 머무르는 것은 필수라고 생각했다.

목적지 두곳 중 한 곳은 중미로 가서 남미와 어떻게 다른지 보리라.
그래서 아쉽지만 처음에 정했던 콜롬비아-에콰도르 또는 베네수엘라-에콰도르 루트를 포기하고, 중미의 나라들 중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코스타리카를 놓고 고민을 했다.

결국 이번엔 스페인어를 더 공부해 보리라 마음 먹었기 때문에, 스페인어 학원이 무수히 많다는 과테말라 안티구아로 첫 목적지를 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안티구아에 대해 다 조사를 해놓고 나서 출발 며칠 전에 뜬금없이 쉘라로 목적지를 변경하게 되었다.

떠나기 전 준비한 것이라고는 내 모든 짐을 정리하고,
황열병 예방주사는 전에 페루 갔을 때 필요 없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살인적인 가격도) 패스~ 말라리아 예방주사도 비쌀것이 뻔하고, 말라리아는 다행히 약이 있다니깐 죽지는 않겠지 싶어서 패스~
여행자 보험은... 미국에서 계약하고 남미 순회 후 한국 돌아가면 과연 보험청구나 할 수 있을까?? 게다가 내가 가고 싶은 콜롬비아 같은 나라를 방문하면 보험 계약이 아예 안 된다는 소문도 들은 것 같고... 그래서 그냥 뺏으면 뺏겨주리라 라는 너~무 편한 마음가짐으로 역시 패스-_-;;
결국 이번에도 역시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었다.


오랫동안 정든 뉴욕을 뒤로하고, 상당수의 짐을 버리고 또 일부는 한국으로 부쳤음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엄청난 짐을 모두 끌고 남미로 출발. 큰 캐리어 + 작은 캐리어 + 작은 가방 + 나의 일렉기타 -_-a

싼 비행기는 괜히 싼게 아니다.
새벽 4시에 출발하는 이딴 비행기라 싼 거다 -_-;
이번에도 역시 TACA Airline. I love TACA다.


하지만 새벽비행기에 누가 타겠냐 생각했던 내 예상은 100% 어긋나고 짐을 산더미처럼 쌓아들고 있는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었다.


새벽이라 체크인 카운터에 직원도 몇명 없어서 1시간 반이나 기다려서 체크인 후 보안검색대 통과하니 이미 새벽 2시, 탑승구 옆 사진에 보이는 자리에서 기타 껴안고 잠깐 자다가 시끌시끌해서 일어나니 3시 15분... 비행기 타고 의자가 망가져서 불편한 자리에도 불구하고 다시 미친듯이 자기 시작했다.


이곳을 통과하며 언젠가 돌아와서 모두들 다시 만나야지 생각했다



두번째 날아가는 길은 모든게 처음과는 너무나 다르다.
마치 제 3의 고향에 돌아가는 기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긴장은 커녕 무지막지하게 잠이 쏟아진다.

하.지.만. 정신없이 자다가 도착한 과테말라 공항엔... 페루와는 달리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이번엔 몸소 부딪혀 보리라 했기에 수중에 그 흔한 가이드북조차 없었고, NYPL에서 빌려서 대충 훑어본 론니플래닛의 가물가물한 기억이 전부였다. 그래서 더욱 혼란스러웠다.

공항 청사는 먼지 풀풀날리며 공사중이었고, 난 자다가 일어나서 내가 어딧는지도 모르겠다.
공항 사진 하나 없이 사람들 따라 밖으로 나오니, 진짜 아무것도 없다.
내 수중엔 현금카드와 US $40이 전부였다.

ATM도 안보이고 환전소도 안보이고, 먼지 풀풀 날리는 뒷골목 같은 공항 문 앞에는 그 흔한 삐끼조차 거의 없었다. 공항앞을 지키는 경찰도 비협조적이다. 그냥 귀찮다는 식이다.

어떻게 하지... 페루에서의 경험상 택시를 타고 $20지폐를 내면 거스름돈을 못받을 확률은 거의 90% -_-a...
그래서 한참을 20달러 지폐를 꺼내서 만지작 대고 있으니 옆에 서 있던 아저씨가 길을 따라 돌아가면 환전소가 있다고 알려주신다. 완전 Muchas Gracias..


돈을 바꾸자마자 택시를 타고 Lineas America 버스 터미널로 갔다.
페루에서 한달을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람들이 원숭이 보듯 신기하게 쳐다보는 눈빛은 익숙해지지를 않는다.


이건 무슨 80년대 시골 터미널도 비슷한 분위기에, 버스도 창문 다 깨지고 망가지기 일보직전인데 가다서다 태우고 내리고 운전기사는 거의 레이서 수준이라 코너돌땐 뭔가 안잡으면 날라가 버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난 역시 미친듯이 졸았다.

6시간만에 목적지인 께짤떼낭고 Quetzaltenango(Xela)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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